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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침묵

거룩한 침묵 작은 순종으로

이정근 2022.03.11 11:27 조회 수 : 69

 

옛적 고난의 깊음 가운데 하늘을 우러러 난 창을 열어젖힌다. 때론 나를 향한 원망도 쏟아내고, 눈물로 주님 발 앞에 엎드려 고백하기도 했다. 간절한 소원을 주님께 빌면서 울고 웃던 지난 추억들이 담겨진 것이 나의 일기였다.

나의 고백이 주의 귓가에 들린지라. 늘 나와 함께 계시고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응답해주신다. 거룩한 침묵이라는 오랜 연단의 때를 지나 인내로 나 영혼을 온전케 하심에 감사를 드린다.

몸의 과민반응으로 인해 교회를 떠나 이곳에 거한지 일주일째다. 여전히 깊은 밤 두드러기는 어김없이 올라오지만 주의 따스한 사랑 안에서 평안히 잠을 잔다. 날마다 숙제처럼 처리해야 했던 일들을 뒤로하고 생각을 멈추고자 한다.

하지만 좀처럼 생각이 멈춰지지를 않는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다. 예전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소자의 마음을 펼쳐놓듯이 한 자 한 자 적다보면 머릿속 복잡함이 비워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소박한 기대로 몇 자씩 모아볼 작정이다.

간장종지 속에 담긴 작지만 귀한 보배를 보여줄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 내가 만난 예수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화라.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가장 귀한 예수로 인해 감사의 기도로 하루를 시작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니 수백 번씩 교회의 사정을 고민할 때마다 비움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는다. 이전에는 채워지기를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는지 모른다. 머리끝부터 발뒤꿈치까지 온 몸과 마음속에 주님을 향한 사랑을 채우고 싶었다.

베드로처럼 어리석게도 나의 사랑을 의로 여겼던 자라. 나의 모자란 사랑을 또 채우고 채워서 주를 향한 사랑을 인정받고 싶었다.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주를 부인했던 절망 가운데 깨진 그릇이 되었던 절망처럼 말이다. 이제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나를 깨닫는다.

그동안 스스로 속아왔던 영혼사랑이라는 것도 내 안에는 남은 것이 없구나. 옳은 것이라고 선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이 죄인이라고 했거늘, 스스로 옳은 것을 찾았고 선한 것을 변백했던 어리석음을 회개한다.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얼굴을 땅에 파묻고 긍휼을 구할 뿐이다. 아무 의가 없는 자에게 당시는 의로우심을 나타내 주소서. 내 평생에 오직 당신만 자랑하게 하소서. 엎드린 자의 등에 당신의 모시게 하시고 주가 쓰시는 나귀새끼가 되기를 기도한다.

아침 눈을 뜰 때부터 내린 비가 온 땅을 적시듯이 주의 따스한 사랑으로 거칠고 단단한 마음을 녹여주소서. 당신이 내게 베풀어주셨던 그 호의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족하겠나이다.

지치고 상한 마음이지만 늘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주께서 날 사랑하심이라. 과분한 사랑으로 날 인도해주셨으니 오늘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한다. 넘어진 자리에게 찾은 여유로운 기도다.

뒤돌아보니 세월이 참 빠르구나. 여물지 않은 곡식처럼 미숙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게 하셨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 많은 시련과 아픔을 통해 나 영혼을 주 앞에 온전케 하심에 감사를 드린다.

여전히 모자란 사랑이지만 주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은혜 안에서 주를 섬기고 싶다. 작은 순종으로 주님께 돌아가고 싶구나. 내가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겨자씨보다 작은 사랑이다. 이 작은 사랑마저 귀하다 받아주시고 위로해주시는 당신의 큰 사랑 앞에 보일 수 있는 것은 촉촉하게 맺힌 눈물뿐이다.

주님의 발 앞에 엎드린다. 주의 사랑 안에 거하는 믿음의 비밀이라. 살아계신 주님을 의지하라 내 주는 나의 도움이시며 나의 방패시며 환난 날에 나의 피난처가 되시는 도다(시115:1-18). 셀라

“여호와는 나의 힘과 나의 방패시니 내 마음이 저를 의지하여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 노래로 저를 찬송하리로다 여호와는 저희의 힘이시요 그 기름 부음받은 자의 구원의 산성이시로다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며 주의 산업에 복을 주시고 또 저희의 목자가 되사 영원토록 드십소서(시2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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